
1인 미디어 브랜딩의 시작이자 끝판왕이기도 한 책 출판.
첫 출판 도전이었는데 계약까지 아주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출판사 컨택부터 시작해 출판 계약을 따내기까지의 여정을 간단하게 기록해 보겠다.
1. 어떤 책을 쓸 것인가?
게임 업계 경력 10년 차, 어느덧 나는 업계 지망생 및 주니어 실무자들의 실무 능력을 업그레이드 해 줄 수 있는 주제로 책을 쓸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게임 기획자'라는 직업이 잘 알려진 직업도 아니고, 인구 수가 많은 업계도 아니라 수요가 적을 것 같지만, 그래도 책을 낼 수 있을 정도는 되어 보였다.
다만, 너무 포괄적인 주제 (예: 게임 기획 전반)를 택하면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고, 너무 좁은 주제 (예: 캐릭터 기획)를 선택하면 수요가 정말로 없을 것 같아, 적당선을 찾는 것이 중요했다.
결론적으로 '게임 기획' 안에서 '게임 시스템 기획'을 주제로 선정하기로 마음먹었다. 주제가 완전히 겹치는 책은 무려 10년 전에 발매된 것이 마지막이었고, 잠재 독자들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책의 필요성을 슬슬 느끼고 있을 터였다.
2. 출판사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책을 출판하기 위해서는, 이 책이 팔릴 거라는 것을 설득할 수 있는 기획서를 써야 한다.
지금까지 내가 업계에서 쌓아온 이력 (유명 프로젝트에 몸 담은 경험, 업계인들을 타겟으로 한 구독자 3천 명 정도의 유튜브 운영, 유료 온라인 강의 판매)을 어필했고, 특히 30만원 상당의 유료 온라인 강의가 불과 반 년도 안 되어서 1천 개 정도가 팔렸다는 것이, 책 발매 시 최소 1천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할 것이라는 근거가 될 수 있었다.
또한 아래와 같은 내용을 출판 기획서에 추가로 작성했다.
- 기획 의도
게임 기획을 소재로 한 많은 서적들은 게임의 역사, 재미 이론 등 원론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는, 게임 기획자가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지식이기는 하나, 현업에서 사용 가능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스킬, 특히 시스템 기획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게임 시스템 기획에 대한 이론부터 데이터 테이블 구조 설계 등의 실무 지식, 그리고 실무에 바로 적용 가능한 게임 기획서 작성법을 자세히 설명해, 미래의 게임 기획자 및 주니어 현업인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 경쟁 도서와의 차별점
대기업의 유명 팀에 재직 중인 현업인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게임 시스템 기획 방법론을 제공합니다. 게임 기획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대부분의 책들과 달리 시스템 기획에 집중해 그 어떤 책, 인터넷 강의, 학원 수업보다도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과의 연계로, 선택과 집중을 위해 책애서 다루지 않는 내용 (재미 이론 등의 게임 기획의 본질, 시스템 기획을 제외한 다른 게임 기획 분야, 면접 팁 등의 취업 관련 내용)을 함께 익힐 수 있도록 해, 부족함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 시장 전망
게임 업계가 대세 산업이 되고 연봉과 복지 수준이 높아지면서 게임 기획자 등 관련 직업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특히 게임 기획 분야는 아트와 프로그래밍 영역과는 달리 AI의 대체가 당장은 쉽사리 이루어지지 않을 직종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게임 업계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 역시 많아질 것이며, 이 모든 사람들이 본 서적의 잠재 고객이 되어 줄 것입니다.
3. 출판사 컨택 과정

출판사 컨택은 각 출판사 홈페이지에 있는 연락처 (또는 출판 기획안을 내는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하면 된다. 게임 기획 관련 IT 실용서를 출판할만한 출판사는 몇 곳 없었다. 당장 생각났던 것은, 최근에 게임 기획 주제로 서적을 출판한 적이 있던 '제이펍 출판사'와, IT 분야 업계 1위인 '한빛미디어'.
처음에는 제이펍 출판사에 먼저 컨택을 했는데,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듯 하다가, 갑자기 내부 논의 과정에서 어긋났는지 거절의 의사를 보였다. 그래서 한빛미디어에 컨택을 하게 되었는데, 첫 출판인 만큼 업계 1위 회사가 받아줄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해서 먼저 컨택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다행히 한빛미디어 측은 내 유튜브를 알고 있었고, 나의 출판 기획서도 매우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셨다. 그리고 초스피드로 미팅 약속까지 성사되었다.
4. 출판사와의 미팅 및 샘플 원고 작성
한빛미디어 출판사 사옥의 카페에서 미팅을 진행했다. 어떤 시리즈로 출판할 것인지, 어떤 과정을 거쳐 출판될 것인지, 계약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을 듣고, 계약 확정을 위한 샘플 원고를 요청받았다.
그리고 총 3챕터 분량의 내용을 일주일 동안 초스피드로 작성해 샘플 원고로 묶어서 전달 드렸다.
(이 과정에서 먼저 컨택을 한 제이펍 출판사가 다시 결정을 번복해, 출판 진행을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하지만 이미 늦었...)
5. 계약 성사
정식 계약 체결까지 진행 완료! 몰랐는데 계약금도 주더라..! 계약한 뒤 1달 내로 입금된다고 한다.
물론 계약금은 판매 수익 정산할 때 공제된다. 계약 비율은 책 가격의 8%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라 한다. 강의를 할 때 받게 되는 비율에 비하면 턱없이 적지만, 책 출판은 돈을 보고 하는 것이 아니고 내 브랜딩 목적이 강하기 때문에 상관 없다.
이제 남은 과정은, 원고 완성과 편집! 또 어떤 즐거운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된다. 부디 잘 팔렸으면 좋겠다.